8월에 추석 선물 사전예약을 봤습니다.
“올해는 미리 사야지.”
할인도 봤습니다.
뭐가 괜찮은지도 대충 봤습니다.
준비는 착착 진행됐습니다.
결제만 빼고요.
그리고 9월이 됐습니다.
……
아직 안 샀습니다.
생각은 진작부터 하고 있었습니다
추석을 잊고 있었던 건 아닙니다.
선물을 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미리 사면 혜택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몇 번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마음이 아주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니까요.
아직 주문만 안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아주 든든한 것도 하나 있습니다.
시간입니다.
오늘 안 사도 됩니다.
내일도 있고, 주말도 있습니다.
시간은 꽤 오래 우리 편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벌써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8월 6일부터 추석 선물 사전예약을 시작했습니다.
일찍 준비하는 수요가 커지면서
사전예약 기간을 늘리거나 초반 구매에
더 큰 혜택을 두는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마트는 벌써 추석입니다.
나는 아직 생각 중입니다.
사실 생각과 주문은 조금 다릅니다
선물은 내가 쓸 물건과도 조금 다릅니다.
내가 쓸 거라면 마음에 들면 사면 되지만,
선물에는 받는 사람이 한 명 더 들어옵니다.
좋아할까.
이 정도면 괜찮을까.
조금 더 찾아보면 더 좋은 게 있지 않을까.
잘 고르고 싶은 마음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꼭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잘 고르고 싶다.
아직 시간도 있다.
이 둘이 만나면 결론은 의외로 빨리 납니다.
“조금 있다 사지 뭐.”
결정은 내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마음은 조금 편해집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집니다
아직 시간은 있습니다.
아마 며칠 뒤에도 있을 겁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없어집니다.
시간 말입니다.
그때부터 사람이 조금 달라집니다.
며칠 전까지 천천히 보던 선물세트를
다시 한번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그동안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한 가지가 갑자기 눈에 들어옵니다.
“이거 추석 전에 오나?”
갑자기 결단력이 좋아진 것 같지만
새로운 능력이 생긴 건 아닙니다.
그동안 내일로 보내던 결정을
더 이상 보낼 곳이 없어진 겁니다.
그래서 주문합니다.
빠릅니다.
8월의 나에게 보여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올해도 미리 준비했습니다
거짓말은 아닙니다.
사전예약도 미리 봤습니다.
할인도 미리 확인했습니다.
마음의 준비도 꽤 일찍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하나입니다.
주문입니다.
조금만 더 미뤄도 괜찮습니다.
곧 아주 훌륭한 결단력 코치가 찾아옵니다.
배송 마감입니다.
역시 명절은 사람을 부지런하게 만듭니다.
주로 막판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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