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게 더 싼데 왜 나는 작은 걸 집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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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를 사려고 멈췄습니다.

큰 망 하나.

작은 봉지 하나.

가격표를 봅니다.

이거 봐. 큰 게 훨씬 낫잖아.

큰 망을 집습니다.

그런데 카트에 넣기 직전,

지난번 양파가 생각납니다.


지난번에도 큰 걸 샀다

그때도 큰 걸 집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먹었습니다.

찌개에도 넣고 볶음에도 넣었습니다.

그러다 한동안 양파를 안 먹었습니다.

며칠 뒤 냉장고 구석에서 남은 양파를 발견했습니다.

아……

하나는 물러 있고,

하나는 싹이 올라오려고 합니다.

결국 몇 개는 버렸습니다.

지금 들고 있던 큰 양파망을 다시 내려놓습니다.

작은 봉지를 집습니다.

그런데 가격표를 다시 봅니다.

아니, 조금만 더 주면 저만큼인데….

잠깐 고민합니다.

그래도 작은 봉지를 카트에 넣습니다.




수박 앞에서는 냉장고가 생각났다

이번에는 수박입니다.

통수박이 있습니다.

옆에는 잘라놓은 조각 수박도 있습니다.

통수박을 보다가 

갑자기 우리 집 냉장고가 생각납니다.

반찬통.

생수.

먹다 남은 것들.

그리고 그 사이에 들어가야 할 커다란 수박 하나.

……저걸 어디다 넣지?

조각 수박을 집습니다.

마트에 있는데 자꾸 우리 집 냉장고가 따라다닙니다.


작은 게 많아진 건 기분 탓만은 아니다

요즘 마트 매대를 보면 

작은 선택지가 실제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조각과일이나 편이채소, 소용량 쌀처럼 

필요한 만큼 살 수 있는 상품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혼자 또는 둘이 사는 집이 늘어난 것도 이유지만,

사놓고 다 못 먹거나 

보관하기 부담스러운 것도 

작은 양을 찾게 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몰라도 장을 보다 보면 알게 됩니다.

큰 걸 샀다가 남겨본 사람은요.


소분하면 되는데….

고기 코너에 왔습니다.

큰 고기팩을 봅니다.

양도 넉넉합니다.

단위가격도 괜찮아 보입니다.

방법도 있습니다.

큰 거 사서 소분해놓으면 되잖아.

맞습니다.

아주 좋은 계획입니다.

집에 돌아간 나를 잠깐 생각합니다.

……

응. 안 할 거야.




작은 팩을 집습니다.

카트에 넣습니다.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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