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장 좀 이따 해야지” 그 ‘이따’는 언제 끝나는 걸까?

이 게시물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 받습니다.

 오후 2시.

메시지가 하나 옵니다.

“이번 주말에 시간 돼?”

읽었습니다.

답장하기 싫은 건 아닙니다.

토요일에 뭐가 있었는지 잠깐 생각해봐야 하고,
지금은 하던 일도 있습니다.

그래서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생각합니다.

‘이따 답해야지.’




아주 자연스러운 결정입니다.

답장할 마음 있습니다.
메시지도 읽었습니다.
상대방을 싫어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 하나.

답장만 없습니다.

🕒 그런데 ‘이따’가 몇 시지?

생각해보면 이상합니다.

3시에 답하겠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퇴근하고 답하겠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저녁 먹고 답하겠다고 한 것도 아닙니다.

그냥,

이따.

시간은 정하지 않았는데
미래로 보내기는 했습니다.

캘린더에 적으려고 해도 난감합니다.

답장하기

시간:

이따

일정 관리 앱도 이건 못 받아줍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본인은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아직은.

☕ 그 뒤로 인간은 아주 성실하게 살아갑니다

커피를 마십니다.

하던 일을 마칩니다.

검색도 몇 번 합니다.

휴대폰 알림도 확인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온 메시지에는 답장도 합니다.

유튜브도 봅니다.

저녁 메뉴도 찾아봅니다.

하루가 아주 알찹니다.

아까 그 메시지요?

......

잠시 기억의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어딘가에는 있습니다.

문제는 몇 층인지 모릅니다.

💡 그리고 한 번쯤 다시 생각납니다

몇 시간이 지났습니다.

갑자기 머릿속에서 뭔가 튀어나옵니다.

아 맞다. 답장.

찾았습니다.

기억의 지하주차장에서 올라왔습니다.

이 순간 바로 보내면 됩니다.

그런데 하필 뭔가 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끝내고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합니다.

‘이것만 하고 해야지.’

두 번째 '이따'가 발급되었습니다.

생김새는 첫 번째와 똑같습니다.

그런데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처음의 '이따'는 계획이었습니다.

두 번째 '이따'는 슬슬

미처리 건입니다.

🌙 밤 11시, 같은 메시지를 다시 만났습니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봅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멈춥니다.

아.

답장.

또 만났습니다.

메신저를 엽니다.

오후 2시에 온 메시지가 그대로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 시간 돼?”

질문은 아홉 시간 동안
한 글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답장은 변했습니다.

오후 2시였다면,

“응. 토요일 괜찮아!”

끝이었습니다.

그런데 밤 11시에는
바로 그렇게 보내기가 좀 그렇습니다.

뭔가 하나 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아 미안ㅋㅋ 답장한다는 걸 깜빡했네.”

그리고 나서야,

“토요일 괜찮아!”

본론이 나옵니다.

질문은 그대로인데
답장이 길어졌습니다.

시간이 답장에 옵션 하나를 추가했습니다.

사과.

무료 옵션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더 지나면 계속 붙습니다.

📱 그런데 상대방에게 ‘이따’는 보이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잠깐 반대편으로 돌려봅니다.

오후 2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읽음.

오후 4시.

답장 없음.

저녁 7시.

답장 없음.

밤 11시.

여전히 없습니다.

상대방은 모릅니다.

그동안 이쪽 머릿속에서는
이미 몇 차례 회의가 열렸습니다.

‘이따 답해야지.’
‘아 맞다.’
‘이것만 하고.’
‘오늘 안에는 해야지.’

내부적으로는 계속 논의 중입니다.

안건도 살아 있습니다.
폐기된 적 없습니다.

그런데 상대방 화면에는
회의록이 안 뜹니다.

보이는 것은 하나입니다.

읽음.

마음속에서는 답장을 몇 번이나 했는데,

채팅방에는 한 글자도 안 갔습니다.

참여 의사는 적극적이었습니다.

실적이 0입니다.

🌅 다음 날,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아침입니다.

또 생각납니다.

아…… 답장.

휴대폰을 엽니다.

메시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어디 가지도 않았습니다.

충실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제와 다른 생각이 듭니다.

어제는,

‘답장해야지.’

였습니다.

오늘은,

‘이걸 지금 답해?’

가 됩니다.




메시지는 똑같습니다.

그런데 이제 답만 보내면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미안.”

이것도 붙여야 할 것 같고,
왜 늦었는지도 말해야 할 것 같고,

그렇다고 너무 길게 설명하면
그것도 좀 이상합니다.

처음에는 답장 하나면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답장하기 전에 답장을 안 한 이유부터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론을 내립니다.

조금 있다가 보내자.

......

잠깐.

왜 또 미루지?

너무 늦었으니까.

훌륭합니다.

이제 지연이
지연의 사유가 되었습니다.

🔄 이제는 미뤄서 미룹니다

처음에는 바빠서 미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답장이 너무 늦어서 미룹니다.

처음에는 바빠서 미뤘고,
이제는 미뤄서 미룹니다.

미룬 시간이
다음 미룸의 이유가 됐습니다.

처음 필요한 것은,

답장

하나였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답장 + 사과

조금 더 지나면,

답장 + 사과 + 해명

그리고 더 지나면,

“이걸 이제 와서 뭐라고 답하지?”

원래 메시지는 하나였습니다.

“이번 주말에 시간 돼?”

질문은 간단했는데,

답하는 쪽에서 혼자 절차를 늘렸습니다.

답장 하나 보내는데
서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 그럼 ‘이따’의 골든타임은 언제까지였을까?

30분?

한 시간?

세 시간?

아마 그런 숫자는 아닐 겁니다.

메시지도 다르고,
사람도 다르고,
상황도 다릅니다.

대신 하나는 보입니다.

처음에는,

“이따 답해야지.”

였습니다.

조금 지나면,

“아 맞다. 답장해야 하는데.”

가 됩니다.

그리고 더 지나면,

“이걸 지금 답해?”

가 됩니다.

같은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이따'가 시간을 먹으면서
조금씩 다른 것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다음에는 미처리 건이었습니다.

나중에는 부담이 됐습니다.

그리고 결국,

답장을 미뤘던 시간이
다시 답장을 미루는 이유가 됩니다.

어쩌면 그 순간이
 '이따'의 골든타임이 지나가는 경계인지도 모릅니다.

📩 그런데 또 메시지가 왔습니다

띠링.

새 메시지가 하나 옵니다.

읽어봅니다.

바로 답하기에는 조금 애매합니다.

잠깐 생각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

휴대폰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따 답해야지.’

......

이번에는 다릅니다.

이번에는 진짜 기억할 겁니다.

아마도.






댓글